개인주의자 선언

2020. 3. 30. 17:54B.

 

 

 

 

 개인주의자 선언은 개인주의자가 됨으로써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는 통찰력을 가져다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자의 생각만 피력하는 책보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면서 본인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을 좋아하는데, 저자는 실증적 연구결과를 가지고 와서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한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의견에 대해 신뢰와 공감을 할 수 있었고, 술술 잘 읽히는 책이었다. 크게 3파트로 나누어지며 첫째, 개인주의자가 되자. 둘째, 타인에 대한 이해. 마지막으로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며,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으며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장단점의 콜라보로 이루어진 여러 사회를 비춰주며 마무리가 된다. 

 

 

 

 

 피라미드의 꼭대기 층을 향해 달려가며 남들과 비교하고, 그 비교를 위해 서열을 만들어낸 수직적 가치관이 사람들을 행복할 수 없게 만든다.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것' 이 인생의 성공이라 여긴다면 타인과의 집착이 무한경쟁을 야기하고 그에 따라서 필연적으로 만성적 긴장과 피로가 따라오게 된다. 남들에 비해 잘 나가는 집단의 일원이 되면 비로소 안도하지만, 그다음부터는 탈락의 공포에 시달린다. 

 

 대학 서열에 따라 인간의 능력, 태도 자체에 우열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더 높은 곳'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을 멸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스스로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학생들을 멸시하는 편을 선택한다.

 


 

자존감 결핍으로 인한 집단 의존증은 집단 뒤에 숨은 무책임한 이기주의와 쉽게 결합한다.  한 개인으로는 위축되어 있으면서도 익명의 가면을 쓰면 뻔뻔스러워지고 무리를 지으면 잔혹해진다. 고도성장기의 신화가 끝난 저성장 시대, 강자와 약자의 격차는 넘을 수 없게 크고, 약자는 위는 넘볼 수 없으니 어떻게든 무리를 지어 더 약한 자와 구분하려 든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인구의 2퍼센트에 불과한 지배계급인 영사(영국 사회주의) 내부 당원들이 13퍼센트의 실무자 중간계급을 동원하여 84퍼센트의 노동자 계급을 사육하는 동물처럼 지성적인 사고의 싹을 잘라내며 온갖 선전선동과 공포의 조작으로 통치하듯 말이다.

 


 

 행복은 인간과의 관계속에서 가장 많은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돈은 어느 정도의 문화적 생활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봤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앤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는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했다. 2008~2009년 미국 전역 45만 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설문조사를 토대로 통계를 돌려봤더니 '소득이 높아질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는 계속 높아지지만, 행복감은 연봉 7만 5000달러 (한화 8500만 원)에서 멈추다'는 것이다. 

 

 연봉이 높아질 때엔 연봉과 비례해서 행복감이 높아지지만, 연 8500만 원 이상을 벌게 되면 더 이상 연봉이 행복감을 증가시켜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연 8500만 원 이상인 상태에서 행복감을 더 키울 수 있는 것은 결국 저자가 말하는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핵심이다. 

 


 

 

우리 사회의 수직적 가치관과 경쟁 역시 출세, 권력, 돈, 학벌 지위재의 과시를 통해 타인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본성의 발현일 것이다.

 

무인도에서 혼자 돈다발만 만져도 흥분돼 미치겠는 예외적 종자들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일반적으로 평생 돈, 지위 성취만 좇다가 중년이 되어 가족도 부하직원들도 자기를 슬슬 피하기만 하고 편하게 불러낼 친구도 없어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례를 훨씬 자주 본다. 

 

 


 

 

 탈조선을 한다면 유토피아가 우리를 기다리고있을까. 행복지수가 낮고 자살률 1위인 한국 사회를 떠나 유토피아처럼 보이는 전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북유럽에 대하여 저자는 명과 암을 보여준다. 북유럽도 우리나라처럼 자본주의 국가이다. 따라서 빈부격차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행복지수 1위에 명예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북유럽 사람들이 지키는 얀테의 법칙이 있다. 자기 과시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성숙한 배려의 문화가 정착되어 있기에 빈부격차가 실제보다 더 적게 느껴진다. 우리 사회는 그와 정반대이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고 말할 순 없지만, 남을 배려하는 얀테의 법칙 같은 문화는 배우고 싶다. 

 

얀테의 법칙

  •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 남들을 비웃지 마라
  • 누군가 당신을 걱정할 거라 생각하지 마라
  • 남들에게 뭐든 가르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북유럽 사회는 알면 알수록 과연 이 이기적이고 비합리적인 인간이라는 영장류가 자력으로 도달한 사회가 맞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나올 정도로 이상적인 모습을 많이 가진 훌륭한 사회가 맞기는 하다. 정부가 아프리카 빈국에 대한 원조 예산을 삭감하려 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반대 시위를 벌일 정도로 사회 구성원의 인류애와 시민의식이 높다. 총리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단연하고 버스기사든 대학교수든 자존감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화려하고 짜릿하고 신나는 곳은 아닌 것 같다. 대한민국이 즐거운 지옥이라면 북유럽은 지루한 천국에 가까운 듯하다.

 

 북유럽 사회의 그림자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수입의 많은 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데다 물건 가격에 붙는 부가세 같은 간접세도 높아 결국 모두가 비슷비슷 검소하게 살 수밖에 없는, 말하자면 대박이나 야심, 화려한 성취 같은 것이 어려운 협동조합 사회에 가깝다는 점이다. 보컬그룹 아바, 이케아 창업자같이 자기 재능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개인들이 세금 때문에 국적을 바꿀 정도다. 하물며 이 징글징글하게 경쟁적이고 지기 싫어하며 물질만능주의적인 다이내믹 코리안들이 답답해서 견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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